작년(2008년) 구정에 홍콩을 다녀왔었다. 여행과 관련되어 몇 개의 글을 썼었는데 정리된 느낌이 없어 이번 글을 통해 여행 기록기를 남겨볼까 한다. 우선 홍콩 여행은 생애 첫 해외 여행이였기에 그 기대감은 말도 못할 정도로 높았다.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 때문인지 몰라도 나는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는 것에 굉장한 설렘과 기대를 갖는다. 기존의 어떤 것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도 재미겠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을 본다는 것 이상의 즐거움은 없다. 많이 보고 많이 느껴라. 내 모든 작업은 두 눈을 통해 바라보고 두 귀를 통해 듣고 두 손으로 만지며 두 다리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부터 시작된다.
Day 1 February 4, 2008
Kowloon, Tsim Sha Tsui / Harbour City / Central
새벽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은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이른 아침부터 캐리어를 끌고 공항으로 가는 사람들을 보니 괜시리 기분이 좋다. 이런 사소한 장면에서 활기참을 느낀다나. 어떤 이는 여행을 가고 어떤이는 비즈니스 트립을 갈 수도 있을터인데. 뭐 어쨌든 눈은 즐겁다.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고 드디어 탑승이 시작되었다. 내가 타고갈 비행기는 Cathay Pacific. 브랜드 네임이 멋지다. 로고, 컬러 또한. 홍콩과는 시차가 1시간이다. 대략 3시간 30분 정도의 비행시간이 소요되는데 1시간 시차 덕을 봐서 2시간 30분 걸린다고 해도 되겠다.
비행기는 상하이 앞을 지나 대만 상공을 지나 홍콩으로 간다. 비행기는 많이 타봤는데 이전까지 모두 국내선만 타서 이렇게 바다 건너 가는 적은 처음이였다. 홍콩이 다가올 수록 설레는 마음은 더해간다.
공항에 도착하니 더웠다. 두꺼운 후드티를 입으니 땀이 날 정도였다. 입국 수속을 밟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놀랐던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홍콩사람들은 영어와 중국어 모두 잘할 줄 알았는데, 영어를 거의 못하는 안내원이였다. 물론 Information이라고 적힌 정식 안내원이 아닌 노인들을 고용해 쓴 안내원을 말하는 것이다. 국제공항이라 모든 직원들이 잘할 줄 알았는데 잘못 알았나보다. 여행하면서 느낀것은 홍콩 역시 중국이라는 것이다. 서비스 직종에 있지 않는 일반인들은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다수다.
活力(Vigor)이란 픽업 버스 회사차량을 타고 호텔로 향했다. 호텔이 위치한 구룡으로 이동하는 동안 거리에 심상치 않게 보인 벤츠, 렉서스, BMW에 놀라기도 했다. 시내로 갈수록 벤츠 프래그쉽 모델인 S500과 BMW 7시리즈, 렉서스 LS 차들이 즐비하다. 홍콩섬 센트럴에 가면 눈만 돌리면 벤츠다.
머물렀던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찍은 홍콩 거리의 첫 사진. 비록 흔들렸지만 첫 사진이라 올려본다. 호텔은 하버시티 끝에 붙어있다. 바로 옆에 구룡공원이 있어서 위치상으로는 좋은 편이다. 사진의 길은 Canton road가 시작되는 곳으로 이 길을 쭉 따라 가면 홍콩섬으로 갈 수 있는 스타페리가 나온다.
오른편은 그 유명한 하버시티 쇼핑단지다. 이곳에 입점한 샵만 수백개에 달해 쇼핑하는데 하루를 소비해야할 정도다. 왠만한 럭셔리 브랜드는 거의 다 있고 프리미엄급 브랜드도 수백가지에 달하며 tax free에 세일까지 해주니 과연 홍콩은 쇼핑의 천국임을 알 수 있다. canton road를 이용안하고 하버시티 안의 길을 따라 쭉 가도 스타페리까지 갈 수 있다. 홍콩은 거의 모든 건물이 연결되어 있어 밖으로 나갈 필요없이 이곳 저곳 옮겨 다닐 수 있다. 후덥지근한 여름에 굉장히 유용한 이동 경로가 될 것이다.
홍콩에서 첫 식사는 일식 레스토랑에서 했다. 홍콩에서 첫 음식이 일식이라... 이상하군.
기본으로 제공하는 따뜻한 차는 정말 좋았다. 이곳 뿐만 아니라 홍콩 내 레스토랑에서 주는 chinese tea 혹은 jasmine tea 등의 차 종류의 것들은 참 좋았다. 이 곳 레스토랑에서 여행의 첫 난관(?)이 발생했는데, 문제는 바로 어떻게 팁을 지불할 것인가 였다. 팁이 음식값에 포함되있는 줄 모르고 팁을 주려는 해프닝을 벌이고 말았다.
드디어 올게 왔다. 스타페리 선착장에 도착하니 사진으로만 봤던 그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홍콩섬의 스카이라인은 정말 끝내주게 멋지다. 우뚝선 Bank of China, HSBC, IFC, 청콩빌딩 등 장관이 따로 없다. 세계 비즈니스의 중심 중 하나라고 불리우는 곳이 저곳이라니.
사진을 찍은 곳은 구룡반도이고 저쪽은 홍콩섬이다. 하버시티, 갤러리아 등의 구룡반도쪽에서 엄청난 사람들이 붐비는 현장을 봤는데 홍콩섬 센트럴은 구룡반도의 그것을 훌쩍 뛰어넘는다. 비즈니스 건물들이 많아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함께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어디서 들었는데 홍콩의 건물들은 2층을 서로 연결해놓았다고 들었다. 사진처럼 저런 다리들이 시내의 주요 건물들을 연결하고 있다. 스타페리에서 나오자마자 연결되는 다리를 통해 따로 밖에 나갈 필요없이 다리를 이용해 갈 수 있다. 홍콩에 많은 건 사람 뿐만 아니다. 시내 교통체증이 장난이 아니다. 땅은 좁고 사람은 많으니 차 또한 많을 수 밖에. 수많은 버스, 택시, 자가용들. 더군다나 홍콩섬의 중심이니 말 다했다. 홍콩의 교통수단 중에는 우리나라 지하철에 해당하는 MTR이란 것이 있는데 역시 주요 거점들을 다 연결해놓았기 때문에 많이 이용한다. 시스템이 자국민 뿐만 아니라 여행자를 배려한 부분이 곳곳에 보인다. 중국어와 영어가 거의 1:1 비율로 표기되어 있어 이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을 못느꼈다. UI 시스템 또한 훌륭하다. 또한 옥토퍼스란 통합카드를 이용해 MTR, 버스, 스타페리 뿐만 아니라 트램까지 이용가능하게 한 시스템에 놀랐다. 이 카드는 나중에 공항에서 반납하여 남아있는 금액을 받을 수도 있다.
홍콩야경의 중심에 있는 Bank of China 빌딩과 ... 그 옆 건물들은 정확하게 모르겠다.
홍콩의 택시는 모두 사진과 같이 빨간색이다. 아마 내 기억으론 대부분의 택시가 Toyota Crown을 쓰고 있는걸로 안다. 택시는 후에 나이트마켓에서 호텔로 돌아올 때 딱 한번 이용해봤는데, 기사가 호텔 이름을 잘 못알아들어서 고생했다. 팁을 한번도 안주다가 택시를 이용할 땐 지불했다. MTR을 이용하고 걸어다닐땐 몰랐는데, 차를 타보니 홍콩이 굉장히 작다는 게 느껴진다.
| HSBC |
앞서 언급했듯, 홍콩은 이런식으로 건물들이 연결되어있다. 여름철에는 굉장히 습한 날씨 덕에 생활하기 곤혹스럽다던데, 이런 기능을 하는 다리 덕에 불편한 날씨는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홍콩섬의 중심인 Central의 퇴근 시간 무렵 풍경인데, 이쯤 되면 혼잡함이 극에 달한다. 길게 늘어선 버스 정류장의 줄, MTR을 타려는 사람들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수가 정말 많다), 길게 늘어진 정체된 퇴근 도로. 아무튼 정말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 곳이지만, 왠지 느낌이 좋았다. 도시적인 느낌을 참 좋아하는 나로선 사람 구경하면서 홍콩의 화려한 조명, 간판이 펼쳐지는 모습은 눈을 즐겁게 했다.
Li Yuen 거리는 각종 기념품 등을 파는 센트럴의 거리다. 아기자기한 악세서리나 옷 등을 파는 거리인데, 센트럴의 화려한 대형 쇼핑 단지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그다지 볼 건 없지만 한번 가볼만한게, 화려한 센트럴 안에 이렇게 비좁은 거리에 이런 가게들이 있다는게 재미있다.
홍콩 센트럴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거리를 자랑하는 옥외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길이는 상상을 초월하여 정말 길고 높게 올라간다. 언제쯤 끝날까 하고 계속 올라가다가 도저히 끝이 안보여서 중간에 내려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재미있는게, 올라가면서 거리를 보면 점점 분위기가 달라진다. 위쪽으로 갈 수록 거주지가 더 많이 나타난다. 출발지가 상업지구면 위쪽으로 갈수록 주거지역이다. 좁은 도로 하나를 두고 촘촘히 우뚝히 서있는 빌딩들로 가득한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 문득 든 생각이, 위에서 건물이 앞으로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무너지지 않을까. 그정도로 촘촘하다!
어딜가나 홍콩은 분주하다. 사람도 많을 뿐더러 도시 자체도 큰 편은 아니기에 이곳저곳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중간에 내려 도로를 따라 내려오는데, 우리나라 시장처럼 재미난 곳을 발견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생선가게였는데, 저울로 생선 무게를 재는게 아니라 예전 방식대로 큰 길이의 막대기 양끝에 한 쪽에는 생선을, 다른 한 쪽에는 무게를 재는 기준이 되는 것을 두고 값을 매겼다. 활기찬 모습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주문에는 큰 목소리로 답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였다. 그렇게 현대적인 모습으로만 비춰졌던 홍콩에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
Causeway Bay에 위치한 Times Square(이름이 뉴욕 타임스퀘어랑 똑같다)에 있는 딤섬으로 유명한 레스토랑. 하지만 이 날 예약을 못하면 거의 못들어갈 정도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해야 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한채 돌아갔다.
첫째날의 무리한 셔터질로 카메라 배터리가 거의 죽을 무렵에서야 홍콩 첫 야경을 감상하게 되었다. 홍콩 여행의 백미는 무엇보다도 홍콩섬의 아름다운 야경이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첫날 본 야경은 날씨때문에 별로였다. 후에 빅토리아 피크에서 보았던 멋진 야경과 날씨 맑을 때 다시 본 야경은 정말 끝내주었다.
p.s) 이 글은 작년 봄에 쓰다 만 것을 이제야 재구성해서 마친 것이다. 벌써 일년이 훌쩍 지난 홍콩여행이지만, 여전히 그 때 생각에 잠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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